PARP7 필드는 지난 2년간 꽤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선구자격이었던 Ribon Therapeutics가 2024년 8월 사업을 종료하고 자산을 경매에 부쳤고, 그 파이프라인은 이탈리아 NMS(Nerviano Medical Sciences)가 인수해 재가동에 들어갔다. 동시에 중국계 바이오가 속속 임상에 진입하면서 "atamparib 하나"로 요약되던 필드가 복수 플레이어 구도로 바뀌었다.
아직 글로벌 Phase III 자산은 없다. 효능 근거도 PR/SD 수준의 초기 신호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이 타깃을 계속 주목하는 이유는 기전의 차별성에 있다. PARP1/2 DDR(DNA 손상 복구) 억제와 달리, PARP7은 면역축을 건드린다. 그 의미를 포함해 현 상황을 정리한다.
왜 PARP7인가 — 기전부터 이해하기
PARP7는 면역 신호에 브레이크를 거는 효소다
PARP7(공식명 TIPARP/ARTD14)은 mono-ADP-ribosyltransferase 계열 효소로, Type I IFN(인터페론) 신호에 억제 작용을 한다. 즉, 암세포 주변에서 면역계가 활성화되려는 것을 막는 "브레이크" 역할이다. PARP7을 억제하면 이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IFN signaling이 복원되고, 선천면역·적응면역이 동시에 활성화된다. 이것이 I/O(면역항암) 관점에서 갖는 차별점이다.
전통 PARP 억제제인 PARP1/2 계열(olaparib, niraparib 등)이 DNA 손상 복구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주로 BRCA 변이 암에 쓰이는 것과 구별된다. PARP7 억제는 DDR과 무관하게 면역 활성화를 통한 항종양 효과를 기대하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같은 "PARP 억제제"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약효 기전의 층위가 다르다.
전임상 단계에서 RBN-2397(현 atamparib)은 Type I IFN 신호 복원과 함께 종양 퇴행·면역기억 유도 등 I/O형 약효 패턴을 보였다. 별도 화학계열에서도 PARP7 IC50 0.11 nM, 경구 생체이용률 마우스 104%·개 78%의 수치가 보고되어, 고선택·고효력 화학계열 확장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현재 파이프라인 — 3개 자산, 3개 플레이어
| 회사 | 자산 | 단계 | 적응증 | 주요 특징 |
|---|---|---|---|---|
| NMS (이탈리아) | atamparib 구 RBN-2397 |
Phase Ib/II | NSCLC adenocarcinoma + 진행성 고형암 |
First-in-class. NMPA IND 승인(2026.01.12). 기존 단독+병용(pembrolizumab) 임상 보유. |
| Baiyu (중국) | BY101921 | Phase I | 진행성 고형암 | NCT06433726 모집 진행 중. Type I IFN 복원 기반 I/O 컨셉. |
| Jacobio (중국) | JAB-26766 | IND / Phase I/IIa 계획 | 진행성 고형암 | 중국 IND 승인(2023.06). 병용(anti-PD-1 / STING agonist) 전략 명시. |
* 3개 자산 모두 경구 소분자. 글로벌 Phase III 자산은 현재 없으며, 다수 프로그램이 중국 중심 임상 또는 초기 단계에 머무름.
임상에서 나온 신호 — 기대와 한계
진행성 고형암 대상 Phase I에서 "내약성 양호" 소견과 함께 PR(부분 반응) 1건, SD(안정 병변) 9건(>4개월)이 보고됐다. 2019년부터 시작된 임상으로 200명 이상이 치료받은 것으로 NMS는 주장하지만(IR 자료 기반, 별도 검증 필요), 객관적 반응률(ORR)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PR 1건 + SD 9건은 "활성 신호가 있다"는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 바이오마커 없이 적응증을 확장하면 실패 확률이 높다. AACR 2023(CT109), ESMO TAT 2023에서 바이오마커 탐색 데이터를 발표했지만, 환자 선별 기준이 확립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RBN-2397 + pembrolizumab 병용 Phase 1b/2 임상이 진행 중이다(SCCL 중심, Active not recruiting). PARP7 억제로 IFN 신호를 복원한 상태에서 PD-1 차단을 더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가설 검증 임상이다. 결과는 미공개 상태다.
NMS는 atamparib를 "first-in-class oral PARP7-selective inhibitor"로 재포지셔닝하며 NSCLC adenocarcinoma 서브셋을 타깃으로 Phase Ib/II 임상을 새로 등록했다. 중국 NMPA IND는 2026년 1월 12일 승인됐고, 가장 최근 레지스트리 업데이트는 2026년 1월 28일이다.
개발 흐름 —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사업화 딜 — 아시아 시장 관점에서 의미 있는 선례
PARP7 분야에서 공개된 딜은 아직 두 건뿐이다. 그런데 ONO 딜은 꽤 시사적이다.
| 딜 유형 | 연도 | 파트너 | 금액 구조 | 의미 |
|---|---|---|---|---|
| 라이선스 아웃 | 2021.02 | ONO ← Ribon | 선급금 JPY 1.7bn 마일스톤 최대 JPY 13.7bn 로열티 High single~Low teens % |
한국 포함 아시아 라이선스. Phase I 초기 시점에 체결 — 타깃 기전에 대한 전략적 베팅. |
| 자산 인수 | 2024.11 | NMS ← Ribon | 금액 비공개 | 청산 매각에도 자산 인수. 임상 경험(>200명) 보유 파이프라인의 잔존 가치 인정. |
ONO 딜이 주목되는 이유는 한국 권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즉, 한국에서 atamparib 관련 권리는 현재 ONO가 보유 중이다(개발 현황은 별도 확인 필요). NMS 인수 이후 ONO와의 계약 구조가 어떻게 재편됐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리스크 — 세 가지만 정리한다
임상 활성은 PR/SD 수준의 초기 신호에 머물러 있다. 바이오마커(IFN signature, 종양 유전체 서브셋 등)로 응답 가능 환자군을 좁히지 못하면, 비선별 적응증 확장 시 상업화 진입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이 타깃의 밸류는 "누구에게 쓰는가"가 결정한다.
Ribon → NMS 이전으로 기존 임상 데이터의 연속성과 전략(적응증 이동, 병용 조합 변화)이 바뀔 수 있다. 특히 NMS가 NSCLC adenocarcinoma로 적응증을 재정의한 것이 데이터 기반인지, 전략적 재포지셔닝인지는 초기 데이터가 공개되어야 판단 가능하다.
3개 자산 모두 중국 중심 임상이거나 중국계 기업이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서구 임상 데이터가 부재하며, 선택성(PARP1/2 off-target), 면역활성 바이오마커, 병용 전략을 직접 비교한 공개 데이터도 없다.
앞으로 모니터링할 것들
Watch List — 이 세 가지를 보면 된다
- 1
NCT07374419 초기 데이터 공개 시점 추적: atamparib의 실제 Phase Ib/II 개시 여부, 용량 설계, 바이오마커 선별 기준(IFN signature, STING axis 포함) 모니터링. 첫 안전성/ORR 데이터가 이 타깃의 방향을 사실상 결정한다.
- 2
3개 자산 차별점 비교: atamparib vs BY101921 vs JAB-26766의 (i) PARP1/2 선택성 off-target, (ii) 면역활성 바이오마커 전략, (iii) 병용 파트너(anti-PD-1 / STING agonist) 설계 비교. 지금은 공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 3
병용 설계가 밸류를 결정한다: PARP7는 ICI, STING agonist, KRAS pathway 억제제 등과의 병용 시너지 가설이 다수 존재한다. 임상 후보의 환자군 전략(예: squamous histology vs. adenocarcinoma, KRAS mutation 동반 여부)이 상업화 가능성을 가른다.
정리하며
PARP7 필드는 "흥미롭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상태다. 기전은 차별적이고, 사업화 딜(ONO 계약)로 전략적 가치가 한 번 입증됐으며, Ribon 청산 이후에도 자산이 살아남아 재가동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판을 바꿀 만한 임상 효능 데이터는 아직 없다. 바이오마커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응증을 확장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높고, 개발 주체 교체로 인한 전략 불연속성도 단기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NCT07374419의 초기 데이터, 그리고 NMS가 NSCLC adenocarcinoma를 선택한 근거가 공개되는 시점이 이 타깃의 방향을 사실상 결정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중립"이 합리적 평가다.
